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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로맨스 영화 얘기가 나온 김에 타이타닉을 다시 꺼내봤다. 개봉한 지 거의 삼십 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여전히 회자되는 장면들이 많다. 그런데 이 영화,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들여다보면 영화 속 이야기 못지않게 드라마틱한 뒷이야기들이 숨어 있다.
캐스팅: 지루하다며 거절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처음부터 디카프리오를 염두에 두고 있었던 건 아니다. 오히려 디카프리오는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지루하다는 이유로 거절했다고 한다. 제작사도 그를 원하지 않아서, 카메론이 직접 나서서 설득해야 했을 정도였다. 그런데 정작 미팅 자리에서는 예상치 못한 반응이 나왔다. 회의실에 앉아 있던 여성 직원들이 전부 그를 구경하러 몰려들었고, 심지어 회계 담당자까지 자리를 함께했다고 한다. 카메론이 케이트 윈슬렛과의 케미를 보기 위해 스크린 테스트를 준비하자, 디카프리오는 “전 오디션 안 하는데요”라며 자리를 뜨려 했다. 카메론은 그제야 이 영화에 인생 2년을 걸었다며, 대사를 읽지 않으면 배역을 줄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결국 디카프리오는 카메라 앞에 섰고, 그 순간 카메론은 스스로도 놀랄 만큼 그에게 완전히 매료됐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이점이 재미있다. 세계적인 스타가 될 배우도 처음엔 이렇게 튕기고 거절했다는 게, 캐스팅이라는 게 결국 사람 대 사람의 설득 전이라는 걸 새삼 보여준다. 참고로 로즈 역에는 귀네스 팰트로 같은 배우도 후보로 거론됐지만, 카메론은 당시 사극으로 이름을 알리던 케이트 윈슬렛을 직접 만나본 뒤 곧바로 마음을 굳혔다고 한다.
요약: 디카프리오는 처음 시나리오가 지루하다며 출연을 거절했지만, 카메론 감독의 끈질긴 설득 끝에 스크린 테스트에서 완전히 매료시키며 캐스팅됐다.
논쟁: 25년 만에 뒤집힌 결론
잭이 로즈와 함께 그 나무판에 올라탔다면 둘 다 살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논쟁은 영화가 개봉한 뒤로 거의 25년 가까이 이어졌다. 그동안 카메론은 여러 매체를 통해 법의학적으로 분석해 봤더니 그 나무판은 한 사람만 버틸 수 있는 부력이었다고 못을 박아왔다. 그런데 개봉 25주년을 맞아 진행한 다큐멘터리 실험에서는 입장이 완전히 달라졌다. 실제 배우들과 비슷한 체구의 스턴트맨 두 명을 수영장에 넣고 다양한 방식으로 나무판에 오르는 실험을 반복한 결과, 로즈가 잭에게 구명조끼를 건네는 등 몇몇 조건에서는 둘 다 생존할 수 있었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이 결과를 접한 카메론은 그동안의 주장을 뒤집으며 미안하다는 말까지 남겼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는 잭의 죽음이 로즈의 이후 삶 전체를 이끄는 원동력이었기에, 영화적으로는 반드시 필요한 결말이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내가 보기엔 과학적으로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감독 스스로 오랜 주장을 뒤집을 수 있다는 태도가 오히려 더 인상 깊다.
요약: 카메론 감독은 오랫동안 나무판에 한 사람만 탈 수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25주년 실험 이후에는 둘 다 생존 가능했다며 입장을 뒤집었다.
제작비화: 역사상 가장 비싼 영화
이 영화의 제작비는 2억 달러를 훌쩍 넘겼는데, 당시 기준으로는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간 영화라는 달갑지 않은 타이틀을 얻었다. 그 비용의 상당 부분은 실제 타이타닉호와 거의 같은 크기로 배를 복제해 멕시코에 짓는 데 들어갔다. 카메론은 샹들리에나 식기 같은 소품까지 실제 타이타닉을 만들었던 회사의 후손 업체를 직접 수소문해 고증했을 만큼 세부 묘사에 집착했다고 한다. 원래는 배 전체를 진짜로 가라앉히는 방법도 고려했지만, 그렇게 하면 촬영 기회가 단 한 번뿐이라는 문제 때문에 결국 별도의 스튜디오를 지어 촬영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노바스코시아 촬영 중에는 배우와 스태프들이 단체로 식중독에 걸려 촬영이 며칠씩 밀리는 일까지 있었다고 하니, 완성된 화면 뒤에 얼마나 많은 진통이 있었는지 짐작이 간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나온 영화가 결국 흥행에서도 아바타가 나오기 전까지 십 년 넘게 전 세계 흥행 1위 자리를 지켰다는 걸 생각하면, 그 모든 고생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요약: 제작비 2억 달러가 넘게 들어간 이 영화는 실제 크기의 배를 복제하는 데 막대한 비용과 공을 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