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의 마법사는 1939년에 나온 영화인데도 여전히 판타지 영화의 원형처럼 언급되는 작품이다. 이 영화를 다시 보면서 흥미로웠던 건 정작 스크린에 나오는 이야기보다 제작 과정에서 벌어진 일들이었다. 사고로 배역이 바뀐 사연, 소품 색깔 하나를 둘러싼 결정, 하마터면 잘릴 뻔한 노래까지 짚어본다. 제작비화: 배역을 바꾼 대가 양철나무꾼 역은 원래 버디 엡슨이라는 배우가 맡을 예정이었다. 처음엔 허수아비 역으로 캐스팅됐는데, 허수아비를 연기하기로 했던 레이 볼저가 제작자를 설득해서 두 사람의 역할이 통째로 바뀌었다고 한다. 그런데 촬영 열흘 만에 문제가 생겼다. 분장에 쓰인 알루미늄 가루를 들이마신 엡슨이 급성 중독 반응을 일으켜 위독한 상태로 병원에 실려갔고, 결국 배역은 잭 헤일리에게 넘어갔다. 이후 분..
카사블랑카는 명대사의 영화로 불릴 정도로 각종 영화 명대사 목록에 빠짐없이 오르는 작품이다. 다만 이 영화를 다시 들여다보면, 정작 많이 알려진 이야기 중에 실제와 다른 부분이 꽤 있었다. 가장 유명한 대사부터, 배역을 맡은 배우들의 사연, 하마터면 바뀔 뻔했던 노래까지 하나씩 짚어본다. 오해정정: 그런 대사는 없었다 카사블랑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사는 아마 "다시 한번 연주해 줘요, 샘"일 거다. 그런데 실제 영화에는 이 대사가 없다. 일사가 대본에서 하는 말은 "한 번만 연주해 줘요, 샘, 옛날처럼"이고, 이후에는 "연주해 줘요, 샘, 타임 고즈 바이를"이라고 말한다. "어게인"이라는 단어 자체가 대본에 등장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이 사실을 알고 좀 당황스러웠다. 그렇게 오랫동안 명대사로 ..
사운드 오브 뮤직 하면 다들 도레미 송이나 알프스 풍경, 폰 트랩 대령과 마리아의 로맨스부터 떠올린다. 뮤지컬 영화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정작 이 이야기가 왜 이런 구조로 짜여 있는지는 잘 안 들여다보게 되는 것 같다. 노래 몇 곡의 나열이 아니라, 자유와 순응 사이에서 흔들리던 인물들이 결국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따라가 보면 이 영화가 꽤 단단한 서사를 갖고 있다는 게 보인다. 주제: 노래로 되찾은 자유 이 영화에서 노래는 단순한 볼거리가 아니라 억눌린 감정을 풀어내는 유일한 통로로 쓰인다. 폰 트랩 대령의 집은 처음부터 규율로 꽉 짜인 공간으로 그려지는데, 아이들은 이름 대신 호루라기 신호로 불리고 감정을 드러내는 일도 허락되지 않는다. 마리아가 들어오면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아이들에게 노..
싱잉 인 더 레인은 지금까지도 역대 최고의 뮤지컬 영화로 자주 꼽히는 작품이다. 화면만 보면 배우들이 그저 신나게 웃고 노래하고 비를 맞으며 즐기는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 촬영 과정을 들여다보면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고열에 시달리며 찍은 장면, 흔히 알려진 촬영 비법의 진위, 그리고 한 배우가 겪은 힘든 시간까지 하나씩 짚어본다. 촬영비화: 하루 반나절 만에 탄생한 그 장면 영화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우산을 들고 빗속에서 노래하는 그 장면. 사실 진 켈리는 이 장면을 찍을 당시 고열에 시달리고 있었다. 아내였던 퍼트리샤 워드 켈리가 훗날 인터뷰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체온이 섭씨 39도를 넘는 상태였다고 한다. 당시 켈리는 감독, 안무, 주연을 동시에 맡고 있어서 촬영을 미룰 여유가 없었다. 스태프들은..